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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악의>, 용의자 X의 헌신보다도 더 충격적인 결말..!

by 면지 201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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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부터 <유성의 인연2>를 읽기 시작했는데요. 그 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악의>라는 장편 소설을 완독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악의>라는 소설의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

지인이 독서를 즐기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읽어볼까?'하고 재미있는 책부터 읽기로 결심했었어요. 그 때 처음 접한 책은 대강 줄거리를 알고 있었던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답니다. 줄거리/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정말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수학 교사의 헌신적인 사랑에 책을 덮고도 가슴 저림을 느꼈어요.

 

 

 

꽤 두꺼워 보일수도 있지만 저는 너무 재밌어서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에 다 읽었어요. 

"인간의 마음, 그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어둠의 이면"

<용의자 X의 헌신>을 능가하는 감동과 반전,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절로 끄덕여지는 멘트였답니다. <용의자 X의 헌신> 책의 결말은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의 결말이었다면, <악의>의 경우에는 결말 부분만 2-3번정도 다시 읽을 정도로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했어요.

 

 

표지부터 어마어마하죠?ㅎㅎㅎ 그냥 검정색 표지였으면 스릴러스러운 느낌이 덜 살았을 것 같은데, 보랏빛 연기?가 <악의>라는 단어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e북 리더기를 사서 읽고 싶은데, 리더기 값이 비싸서ㅠㅠ 아직은 알라딘에서 직접 책을 사옵니다. 이 때 약간 돈이 쪼들려서(?) 5천원대 정도의 책을 사야겠다 하고 가격선을 정해놨는데, 표지 보자마자 너무 재미있을 것 같서 그냥 질렀습니다 ㅋㅋㅋㅋㅋ

 

 

 

"당신신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깊디깊은 악의가 잠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악의가 이길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되겠지요."

저는 이 글귀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질투'였어요. 내가 갖지 못한 거를 친한 사람이 가지고 있을 때 혹은 나도 열심히 했는데 그 사람이 앞서간다고 생각할 때 부러워지기도 하잖아요. 그게 부러움에서 끝나고 '나는 나야, 나는 내 길이 있어'라고 생각하면 좋지만 이게 과해져서 질투로 이어지면 이유없이 그 사람이 미워지게 되는거죠. 질투를 하지 않는 게 자신의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모두들 생각하겠지만 마음을 컨트롤하는 일은 정말 어렵죠.

 

 

이 책의 큰 특징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는 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입장에서 쓴 <수기>들로 구성돼 있어요. 그래서 초반에 정말 큰 트릭이 있어요. '노노구치'와 '히다카'가 이 소설의 중심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히다카'가 초반에 자신의 정원에 들어오는 고양이를 죽이기 위해 농약을 섞은 밥을 뿌려놓고 그걸 먹은 고양이가 죽었다고 '노노구치'의 수기에 적혀 있어요. 

이 이야기를 본 순간 제 머릿 속에는 '히다카'는 냉혈하고 나쁜 사람이다 라는 이미지가 생겼어요. '노노구치'의 수기가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구별하기도 전에 이야기만 읽고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버린거죠. 이게 정말 큰 트릭일 줄은 전혀 몰랐어요.

 

 

'히다카'와 '노노구치'는 작가로 나오고, 둘은 학창시절부터 친구에요. 그 인연은 어른이 돼서도 이어지고 '히다카'는 유명한 작가이며 '노노구치'는 '히다카'의 도움으로 어린이 동화를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언뜻 봐서는 서로 도와주고 왕래도 하는 진정한 친구 사이가 아닐까 싶지만, 갑작스레 '히다카'가 둔기에 뒷통수를 맞고 전기 코드에 목이 졸린채 사망합니다.

이 살인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자 '가가 형사'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이 분은 '노노구치'가 선생님이던 시절 같은 학교에서 일했던 동료 교사입니다. 그는 학교 폭력을 당하던 아이를 도와주려고 한 행동들이 오히려 그 학생이 본인을 증오하는 안좋은 과를 낳게 되자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가 되었습니다.

가가 형사의 활약은 정말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놀랍습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 증거가 이야기와 딱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 다른 형사들과 다르게 끊임없이 미세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노노구치'의 집에 있는 '히다카'의 소설과 매우 비슷한 원고들, '히다카'의 옛 부인의 에이프런과 비행기표 등 증거를 발견합니다. 이를 통해 '노노구치'가 '히다카'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밝혀내는데요.

뭔가 이상했던건 가가 형사가 노노구치가 범인임을 밝혀낸 것이 책의 1/3정도밖에 안 읽었을 때 였어요. 이야기가 끝날 때가 다 되었는데 무슨 얘기가 더 남은건지 의문스럽더라구요.

하지만..!! 여기서부터 소름돋는 대반전이 시작됩니다.

 

 

오른쪽 사진에서처럼 100p대에서 가가형사는 노노구치가 쳐놓은 덫에 걸려서 '살해동기'를 잘못 찾습니다. 노노구치가 히다카의 옛부인을 사랑했다는 걸 들켜서 어쩔 수 없이 오랜 시간동안 히다카의 고스트라이터로써 살게 되었다는 거죠. 그렇게 본인이 만든 작품까지 모조리 빼앗기고,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마저도 자살로 사망한 후 그 분노로 히다카를 살해했다고 결론내립니다.

하지만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서 사건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합니다. 저는 가가형사가 살해동기까지 찾아냈을 때 '와 이거지.. 히다카 진짜 쓰레기다..'라고 생각하면서 노노구치를 연민하고 있었어요. 근데 가가형사가 학창시절 친구였던 히다카와 노노구치의 학창 시절 반친구들까지 찾아가며 사건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습니다.

 

 

가가 형사가 이 친구, 저 친구를 찾아다니며 얻은 정보는 '노노구치'와 '히다카'는 같은 반이었고 그 중 못된 무리가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거였습니다. 노노구치는 이에 괴로워서 그 무리에게 직접 돈을 갖다 바치기에 이르고, 그 중 한 명이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걸 돕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히다카는 그들에 맞서서 굴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강직한 성격을 가진 학생이었습니다. 심지어 괴롭힘 당하는 노노구치를 돕기도 하죠.

하지만 어른이 되어 히다카의 손에 노노구치가 성폭행에 가담한 사진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노노구치는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거기다가 본인도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히다카처럼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모든 면에서 스스로와 히다카를 비교하게 되었겠죠. 그 때 노노구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악의'가 발현된 것입니다. 하지만 히다카는 그 사진을 언론에 밝히지도, 지인들에게 보여주지도 않을 정도로 노노구치를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어쩌면 노노구치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히다카는 아무 죄가 없는 선한 사람이었던 거였죠. 결말까지 보고 나니 정말 멍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유할 정도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입니다. 다른 사람의 선함을 마음대로 오해하고, 자신보다 앞서나간다고 미워하고,,, 그런 악의가 얼마나 찌질하고 스스로를 갉아먹는건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나의 허점이 보일수록 나를 더 사랑해야한다는, 남과 나를 비교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책장에서 한 번 더 꺼내읽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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