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20대 여성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혹 5~6cm 제거) 후기

by 면지 2024. 5. 8.
반응형

안녕하세요, 면지입니다 ^^ 

지난번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았다는 포스팅에 이어 드디어 난소혹 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는 회복 중에 있는데요. 제 기록용이기도 하고, 혹시나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후기 남겨봅니다.

 

서울 강동미즈여성병원 20대 직장인 자궁내막증 정밀진단 결과 및 수술 예약

안녕하세요, 면지입니다 ^^ 지난번 포스팅에서 제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을 올렸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로 확인 부탁드릴게요 ▽▼ 서울 강동미즈여성병원 20대 직장

guswl0863.tistory.com

▲ 우선은 지난번 포스팅이구요. 수술받고나서 입원 중에 포스팅 해볼까 했는데,, 웬걸 아프고 지쳐서 입원 중에 한거라곤 먹고,자고,유튜브 보고 .. 끝이랍니다 ^^,,

수술 당일이구요. 지정보호자와 함께 내원해서 수술 동의서 등 서류 작성을 합니다. 보호자가 작성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여기서 저는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어요.

* 수술 전 날에는, 저녁10시 이후부터 금식을 했구요. 미리 브라질리언왁싱도 하고 가시는 분들이 있던데, 안내사항에 없길래 저는 따로 안했습니다 ^^;; 선택사항이라고 봐요.

준비해주신 환자복(원피스)으로 갈아입구요. 안에 속옷은 모두 탈의합니다. 엄청 친절하신 간호사분께서 팔에 수액도 꽂아주시구요. 

저는 다행히도 주사를 무서워하진 않아서 이런건 긴장이 안됐는데, 수술 들어간다는 그 자체가 엄청나게 긴장이 되더라구요...

그 이후 관장+제모를 진행하는데요. 알약 두 개를 넣어주시는데, 10분정도 참으라고 하셨는데 제가 관장이 처음이었거든요. 

넣자마자 오?... 참을 수 없는데?.. 하면서 바로 화장실에 가서 다 내보냈어요. 체감상 길어도 2분 참았나?.. ㅋ... 수술에 문제가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 오래 못참고 바로 눴다고 말씀드리니 괜찮다고 하셨어요. 액체로 마시면서 내보내는 병원도 있던데, 저는 차라리 이렇게 한번에 약으로 내보내는게 편하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면도기로 제모를 해주시는데, 다 미는게 아니라 윗부분만 일부 밉니다 ㅎㅎ;; 

수술 상담시에 미리 병원에서 구매했던 압박붕대로 다리를 칭칭 간호사님이 감아주셨어요. 수술 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한쪽 팔에 항생제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맞고 기다렸는데,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 때부터 무한 기다림의 시작...  예약한 시간에 오면 바로 수술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제 앞순서에 수술 받으시던 분이 수술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져서 그렇다고 하셨어요.

실제로 수술은 3시간정도 기다린 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준비시간 빼면 2시간정도 대기했다고 봐야하네요. 대기 시간이 기니까 온갖 걱정이 다 들면서 너무 너무 무서웠어요. 아무래도 여기는 보호자가 못들어오고 혼자 있다보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수술을 결정한게 잘 한건지, 병원은 더 여러 군데를 돌아봤어야 했는데, 너무 신중하지 못했는지, 수술 후에 재발이 되면 어떡하지 등등 온갖 생각이 들어서 괴로웠던거 같아요.

그렇게!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되게 차갑고 밝은 곳에 누웠구요. 마취제를 주입해주시는데, 혹시나 마취가 안될까 걱정했던건 무색하게 눈 떠보니 수술이 끝나있었고요?_?ㅎㅎ

이 때부터가 진짜에요..! 눈 떠보니 회복실이었는데, 배가 되게 아프고, 무엇보다 정말 춥습니다... 간호사님이 깨워서 일어나보니 입에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었어요.  팔에는 호스 주렁주렁~ 이미 배에는 피통, 아래쪽에는 소변줄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되게 아픈데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제가 평소에 생리통이 진짜 심할 때(약 안먹었을 때)보다는 덜 아픈 느낌이었어요. 다들 회복실에서 잠이 와서 힘드셨다고 하는데, 저는 한 번 깨어나니 잠도 안오고 빨리 병실로만 가고 싶더라구요. 만고의 시간이 흐르고... 

입원실로 이동한 후 남편을 만날 수 있었어요.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기 시작 ㅠㅠ

제가 수술 때문인지 계속 38도 정도로 열이 있어서, 간호사분께서 물수건을 적셔서 가져다 주셨어요. 물론 해열제도 맞았구요.

수시로 머리랑 몸 안쪽에 물수건 넣어놓고 있었구요. 저는 제가 열난다는게 몸으로 딱히 안느껴지는데, 혈압도 낮고 열도 좀 있어서 몇시간에 한번씩 간호사분들이 오셔서 체킹해주셨어요.

혈압,체온은 특히나 100번은 잰거 같네요...ㅎㅎ

주렁주렁... 달려있는 저의 수액들... 

한쪽 팔에는 영양제, 한쪽 팔에는 수액+무통주사를 맞았구요. 무통이 몸에 쓱 퍼지면서, 살만하더라구요. 수술하고 깨어난 후에 저는 밤 되기 전까지는 따로 잠은 안잤어요.

저는 1,2,3인실 중 2인실을 선택했는데요. 2인실의 경우 따로 보호자 침대가 없고 옆에 펼칠 수 있는 매트가 구비돼 있어요. 그리고 보호자는 오후9시 이전에 퇴소해야 해요! 

1인실의 경우, 보호자 침대가 따로 있고 보호자 24시간 같이 있을 수 있었구요. 대신 비급여에요. 사실 마음 같아서는 1인실 사용하고 싶었는데, 비급여다보니 보험으로 다 돌려받진 못하지 않을까 싶고.. 배우자도 중간에 일도 가야되고 하니 2인실로 선택했어요.

개인적으로 여건이 되신다면 1인실 하실 수 있음 하시는게 좋은거 같아요. 쉬운 수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초반에는 도움이 없으면 혼자 활동도 어렵고, 배에 힘을 못주니 물건 하나 가져오는 것도 힘들었어요 ㅠ  특히 소변줄 차고 있을 때는 침대 밖을 벗어날 수가 없구요.

압박 붕대와 같이 병원에서 미리 구매했던 폐활량 운동기계 이구요. 전신마취를 했기 때문에, 폐가 망가질 수 있어 잔여물이 나가려면 이걸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요. 평소 체력 스레기라; 두번째 노란공은 거의 안올라가더라구요.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입원 기간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건 이 피주머니에요  ㅠ ㅠ 몸 안쪽에 고여있는 피가 밖으로 나오는데요. 차마 무서워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못보겠더라구요 ㅋㅋㅋ 오히려 누워서 있을 땐, 피가 거의 안나오다가 2~3일차에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피가 꽤 많이 나와요. 

입원을 제가 7일정도로 꽤 길게 한 편인데, 저 피통을 제거하기 전과 후로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ㅋㅋㅋ.. 피통을 제거하고나니 확실히 걷기도 편하고 통증도 완화되더라구요.

2인실에서 제가 묵었던 공간이구요. 한쪽에 캐비넷이 있어서 짐을 넣어두면 되구요.

2인실에는 창가 자리와, 화장실과 가까운 자리가 있는데요. 각각 장단점이 있는거 같아요. 선택은 불가해요 ㅎㅎ

창가 쪽은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날 좋은 날 해가 확 드니 쐴 수 있어 좋더라구요. 방에 냉장고 작은게 있는데, 남편은 집에서 밥을 먹고 왔기 때문에 따로 사용할 일은 없었어요.

수술할 때만 하더라도, 짧으면 2박3일 길면 3박4일정도 있다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수술할 때, 혹이 장과의 유착이 심해서 금식 기간도 길어지다보니 입원도 길게 했어요. 6박7일 대장정이었답니다 ^^,,

피통보다 더 힘들었던건 금식..! 수술 당일 포함해서 총 3일간 금식했구요. 금식 이틀차부터는 너무 배고프고, 목마르고 미치겄더라구요 ㅠㅠ ㅋㅋ 금식 이틀차부터는 물은 마실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금식 마지막 날에는 오히려 배가 안고팠어요.

입원 생활이 즐겁기만 할 줄 알았는데,, 지루하고 답답하더라구요 ㅠ ㅠ 여고추리반 보려고 냅다 결제한 티빙 이용권!  근데 선재업고튀어가 너무 재밌어서, 그 시간만큼은 행복했어요 ㅋㅋㅋ

3일간 금식하고 제일 처음 만난 미음이에요 ㅠㅠ 건더기 없는 쌀 미음인데 이렇게만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요 ㅋㅋ 고소하니 맛있었어요.

점심, 저녁에는 흰쌀죽으로 업그레이드~~ 물김치도 같이 나오는데, 간이 슴슴하고 단맛이 없어요. 완전 건강식이더라구요. 이것도 남김없이 다 먹었어요~

일반식 식단이구요. 

밥이 막 엄청 맛있거나 그렇다고 맛없는 것도 아닌 쏘쏘였어요. 저 흑미밥 좋아하는데, 병원에서 원없이 먹고 나왔네요 ㅎㅎ 양이 은근 많아서 다 먹어본 날이 하루 빼곤 없는거 같아요.

2인실 화장실 모습입니다. 핸드&바디워시, 샴푸는 제공되더라구요. 하지만 배를 숙이고 머리를 혼자 감을 수가 없어서 사용해본 적은 없어요.... 근데, 미용실처럼 샴푸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서 거기에서 남편한테 부탁하여 머리를 감았어요. 남편이 없었다면 입원 내내 머리를 못감았을지도 몰라요...

드디어 퇴원하는 날! 수납하고, 유의사항 듣고, 다음 외래진료 예약까지하고 집에 왔어요.

장황하게 작성했는데, 빠진 것도 있고 해서 요약을 해볼게요!

0. 전조증상 : 생리통이 중.고딩때부터 워낙 심했으나(허리+복통 모두 심함. 응급실 실려감. 진통제 먹어도 토함) 한달에 한 번 꾸준히 생리를 했으나, 올해 초부터 스트레스 극심하여 그런지 생리도 안하고 검은혈 나옴. 새벽에 식은땀 흘릴 정도의 이유없는 복통으로 일주일에 2~3번정도 깸. 한 10분정도 아파하면 또 원상복귀되어 혹시 몰라 산부인과 내방
1. 병명: 자궁내막증 (왼쪽은 3개의 혹이 뭉쳐져서 5~6cm사이즈, 오른쪽은 약2cm), 장과의 유착이 심했다고 함
2. 3포트(배에 구멍 3개) 복강경 수술 
3. 약 일주일정도 2인실 입원
4. 수술은 약1시간30분~2시간 진행, 전신마취, 깨어났을 때 복통+오한 있었음
5. 무통주사 15분에 한번씩 버튼 누르면, 추가 주입됌. 열심히 눌렀음. 무통주사 부작용으로 어지러움,두통 등등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약간 그런 증상 있었으나 견딜만 한 정도 였음
6. 수술 하루 지나고, 소변줄 제거(제거 전까지는 침대에서 못벗어남) // 피주머니는 수술 3일차?정도에 제거함
7. 수술 2~3일차부터는 수술 부위가 아픈게 아니라, 가스가 몸 안에 가득 차서 가스통이 장난 아님 ㅠ ㅠ 수술 이틀차부터는 하루에 적으면 4천보~많으면 1만보까지 복도 걸었으나 그래도 안빠짐. 시간이 약이지만, 열심히 걷는거 추천!
8. 수술 2,3일차에는 갑작스런 부정출혈이 있었음, 1~2일 지나고 금방 멎긴 했으나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므로 생리대 반드시 챙기셔야 함
9. 준비물 추천 : 빨대있는 물병, 물티슈, 생리대, 수건, 클렌징.기초 제품, 립밤(입술 다 트고 난리남), 편한 슬리퍼(병원 슬리퍼가 딱딱해서 중간에 남편한테 가져다 달라고 함), 아이패드 혹은 갤럭시패드(밥먹을 때 밥친구로 유용), 핸드폰 충전기
10. 실비보험이 있어 청구하려고 준비중. 대략 200만원정도 나옴

퇴원 후 외래도 한 번 다녀왔구요. 외래 진료할 때 실밥을 드디어 제거했어요.

소변줄,피통 제거시에는 저는 아픈줄 몰랐는데, 실밥 제거하는게 많이 아파서 으악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ㅠ ㅠ ㅋㅋ 이번 수술을 통해 느낀 점이 몇가지가 있는데요.

1. 아무리 간단한 수술도 수술이니,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러군데 병원을 내원해보고 신중하게 선택하기
2. 건강이 0순위라는 걸 몸소 체감. 하루에 최소 5천보 이상은 걷고, 몸 회복되는대로 런닝부터 도전해볼 생각
3. 자궁내막증은 재발율이 매우 높은 질병(이 사실이 너무나 우울하다 ㅠㅠ). 특히나 6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서, 후치료(주사 및 약 처방)도 매우 중요함. 생리를 하면 재발할 수 있어, 폐경 상태로 몸을 만든다고 함. 무섭지만, 이 또한 잘 이겨내보기로 ㅠ ㅠ
4. 임신 시도는 몸 회복 후, 8개월 이후부터 시도해보기로 함
5. 비타민도 돈 아까워서 안사먹었는데, 수술 이후 비타민c,비타민d,칼슘 주문해서 매일 열심히 먹는 중
6. 제일 어려운 부분은... 스트레스 안받고 유연하게 상황을 넘기는 것인데, 이건 아직도 노력해도 어렵다. 어느 정도 결론 내린 건 상황이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힘들게 애쓰지 않기..! 
7. 식습관도 중요하다는 걸 몸소 깨달음(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타입). 끼니 잘 안챙겨먹고, 과자+라면+매운음식+커피 좋아하는 마른사람인데, 몸에 영향이 없을 수 없었겠지... 커피는 현재 2주 정도는 안먹고 있지만, 무작정 끊기보다는 횟수를 줄이고 디카페인으로 마시려고 노력할 예정. 야채도 많이 먹고, 매운 음식도 웬만하면 안 먹으려고 함. 인스턴트보다는 집밥 위주로

생각보다 해당 질병으로 수술 후 입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놀랐구요.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병이라 속상하고 두렵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도 없는 법이니까요 ㅠ ㅠ

앞으로 남은건 몇개월간의 호르몬 주사치료와 호르몬약 치료인데요. 그 과정도 꾸준히 기록해볼게요.

반응형

댓글